[여울목] 문학방/시

가을(秋)(김재홍)

여울 목 2015. 5. 15. 23:45

    가   을 (秋)

 

                               김재홍(1983)

 

 

   구름 한 점 거치지 않은

   영롱한 가을 하늘에

   고추잠자리 한쌍이 살며시 나래펴고

   곱게 핀 국화위에 앉는다.

 

   가을을 삼킬듯이 갈 밭에 둘러 쌓인

   호수는 마냥 푸르기만 한데

 

   하늘위에 날던 잠자리들도

   가을이 저물어 가고 있다는 듯

   제각기 자기의 안식처를 찾누나

 

   유난히도 가을을 사랑한 나의 님은

   영롱한 가을 하늘을 보고 있단 말인가

 

   석양이 질 무렵이면 그 황홀함에

   어느 누구라도 감탄을 금치 못했으리라

 

   이제 저물어 가는 가을을

   나는 미련 없이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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