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박형님과 닷개지에 도착을 하니 한적하기만 하다.
수위는 장마철임에도 저만치 아래로 떨어져 논앞에도 1m를 조금 넘기는 정도이다.
아내와 형수님이 점심을 준비하는 사이 우리는 자리를 잡고 대를 편다.
진박형님은 버들나무옆으로 자리를 잡는데 수심은 1.2m 정도로 낚시를 하기에는 괜찮은 편이다.
상류로 잠시 돌아보니 수심은 약 40Cm 정도로 보이는데 잉어들이 들어와 노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커다란 꼬리 지느러미를 뒤집으며 흙탕물을 일으키는 놈들이 한 두마리가 아니다. 이것도 진풍경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수로를 건너 자리를 잡고 대를 펴니 수심이 90Cm~1m에 이르고 있어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였다.
1.6부터 3.6까지 6대를 편성하고 지렁이와 옥수수를 달아 놓고 있으려니 점심준비가 끝났다고 한다.
삼겹살을 굽고 형수님께서 준비해온 홍어회와 태안시장에서 사온 간자미회 그리고 갖은 반찬들로 차려진 점심은 그야말로 진수성찬이 아닐 수 없다.
낚시를 나와서 이렇게 잘 먹는게 오늘만이 아니련만 그래도 푸짐하게 차려진 상은 그 어느 부잣집 상이 부럽지 않다.
한참 돋아나 자라고 있는 죽순을 몇개 캐가지고 곁들여본다.
점심 후 진박형님은 1자쯤 되는 가물치를 한 마리 걸어낸다.
잔챙이를 몇 마리 올리는가 했더니 이내 8치반의 붕어를 걸어내고 있다. 빛깔좋은 닷개지 토종붕어 언제 보아도 멋스럽기만 하다.
8치반의 토종붕어를 걸어낸 진박형님의 모습
이상스럽게 닷개지에 그렇게 많던 마름이 보이지를 않는다. 지난주 중왕리수로에서는 마름으로 가득차 있는것을 보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닷개지를 뒤덥던 마름이 별로 보이지를 않는것이다.
이것도 어떠한 변화인지!
어스름 저녁이 다가오고 채집망을 건져보니 새우 몇 마리와 참 붕어가 들어가 있다.
미끼를 참붕어와 새우로 갈아 끼우고 캐미를 꺾어 꽂는다.
지렁이에는 잔챙이 입질이 쉬지를 않는다.
밤낚시를 위해 준비를 끝낸 여울목의 자리
저녁을 먹고 내려오니 새우를 달아놓은 대의 캐미컬라이트 불빛이 하늘을 찌를듯 솟아있다. 대를 건져보니 새우는 꼬리만을 남기고 없어졌다.
'아까운거....'
다시금 새우를 달고 조금 있자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진박형님은 대를 걷고 있다.
내리기 시작한 비는 그칠줄 모르고 쏟아지고 있다.
아내도 곁에 붙어서 캐미컬라이트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지렁이를 달아 놓은 1.6칸 짧은대에서만이 간간히 찌를 올릴뿐 다른 대들에서는 미동도 없다.
저녁부터 지끈거리던 머리가 시간이 갈수록 더 해진다.
나는 아내에게 올라가자고 여러번 얘기를 하지만 아내는 조금만 더 찌를 보고 올라가자고 한다. 그러고 보니 시간은 10시도 안되었다.
진박형님은 벌써 채비를 정리하여 민박으로 들어가셨다.
비는 점점 더 쏟아지고 있고, 내 머리는 계속해서 지끈거리며 아퍼오기만 한다. 결국 우리도 낚시를 포기하고 민박으로 올라갔다.
밤새토록 비가 그치질 않고 쏟아진다. 하늘이 뚫린듯 퍼붓는 비는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아내는 몇 번인가를 문을 열고 쏟아지는 비를 내다본다.
그렇게 하룻밤을 보냈다.
아침일찍 일어나 밖을 보니 믿기지 않는 상황이 눈앞에 펼쳐진다.
어떻게 하룻밤새 저수지가 만수에 가깝게 물이 불어날 수 있단 말인지....눈앞에 펼쳐진 상황이 현실임에도 믿기지 않았다.
TV를 켜고 뉴스를 보니 태안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졌고 밤새 141mm의 강우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자막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밤새도록 내린비로 흙탕물로 변한 만수에 가까운 닷개지(위. 정자를 보고/아래. 상류를 보고)
그렇게 쏟아지던 비는 아침이 되자 수그러드는 듯하다.
우산을 들고 대를 펴논 자리로 가니 파라솔과 의자는 바람에 날려 논에 박혀있는게 아닌가!
불어난 수위로 인해 낚싯대는 잠기고 찌는 하나도 보이지를 않는다.
그러나
건너편 산밑에서 낚시를 하던 2명은 어찌되었나 그게 걱정이 되어 건너보니 그들도 무릎까지 빠져가며 낚시대를 건져내고 있는게 보인다.
자연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만드는 아침이였다.
아침을 먹고 잠시 비 개인 틈을 타 대를 2대 담궈본다.
쏟아져 내리는 물이 유입되고 있는 수로 옆에 지렁이를 서너마리씩 꿰어 대를 담궈보지만 좀처럼 입질은 보이지를 않는다.
아마도 너무 흙탕물로 범벅이된터라 그런것 같다.
흙탕물로 가득한 저수지의 수로옆에 잠시 대를 담궈본다.
새우채집망에 들어간 대형급의 미꾸라지
닷개지는 2~3일 후 안정이 되면 조황이 좋아질것 같다.
벌써부터 서산팀이라는 사람들이 전화를 해댄다. 결국 그들은 오늘 저녁에 당장 들어오겠다고 한다.
(저녁에 집에 올라왔는데 닷개지 한상철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가 담궜던 자리에서 32Cm의 월척을 비롯해 지렁이에 계속 나오고 있다는 소식....)
1시간에 약 1Cm정도 수위가 불어나고 있는데다 오늘저녁에도 비가 더 내린다고 하니 닷개지는 만수에 이르지 않을런지....
우리는 꾸지나무골로 향한다.
잠시 갯바위에서 대를 담궈 우럭을 잡아 새꼬시로 초장에 소주 한잔을 곁들여 바위에 걸터앉아 맛을본다.
우럭이 제법 먹기 좋을만큼 자랐다.
우럭낚시를 하고 있는 진박형님과 닷개지 한상철 형님
닷개지 한상철 형님이 우럭낚시를 하고 있다
우럭낚시중인 진박형님의 모습이다.
이른 저녁까지 먹고 떠나오는 닷개지는 자꾸만 눈에 밟힌다.
아마도 좋은 기회를 놓치는 아쉬움이라고나 할까~!
닷개지를 떠나오면서 다시금 내리는 비를 가르며 올라오는 길이 아쉬움과 미련으로 남지만 그것도 낚시(인내/忍)라는 생각에 발길이 가벼워진다.
진박형님의 건강이 날로 나빠지고 있는듯한 예감이다.
얼굴도 전보다 나빠져있고, 여러 증상으로 보아 호전되고 있는 느낌이 아니라 마음이 아프다.
빨리 좋아져야 할텐데....
형님도 형님이지만 곁에서 수발하고 계신 형수님이 더 안되어 보인다.
부디 힘내시고 쾌차하시길.....
서기이천칠년칠월일일 바닥낚시를 즐기는 [여울목]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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