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추적 추적 내리고 있다.
포근한 날씨에 겨울비는 내리고 일기예보는 이후에도 주말까지는 춥지가 않다고 한다.
대충 준비를 하고 아내와 함께 빗길을 헤치며 달려본다.
어느덧 서산의 강바다낚시점에 도착하여 지렁이 한 통을 구입하고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태안 이원수로를 향했다.
이원수로에 도착을 하니 몇 몇의 조사님들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낚시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대단하다...' 이런 생각을 하며 갓수로에 자리를 잡고 수초치기(직공채비)대 3대를 꺼내 지렁이를 듬뿍 꿰어서는 살며시 갈대사이에 넣어둔다.
채비를 담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겨울은 낮이 왜 이리도 짧기만 한지...저녁 5시를 조금 넘긴 시간임에 벌써 어둠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것이다.
긴 긴 겨울밤~
뜰채를 사용하여 수로의 가장자리를 긁으니 새우와 참붕어가 한 웅큼씩 나온다.
케미컬라이트를 꺾어 꽂고는 두대에는 새우미끼로 갈아끼우고 또 다른 대 하나에는 참붕어를 미끼로 꿰어 넣는다.
...
케미컬라이트를 꽂은 찌가 깜박거린다.
벌써 몇 번의 헛챔질을 한 탓에 조금 더 긴장을 하고 기다리니 찌가 두어마디 올라오다가 다시 내려간다. 그러기를 두어번 이번에는 조금 더 찌를 밀어올린다.
순간 수초치기대를 들어 올리니 가쁜하게 올라온다.
ㅎㅎㅎ
참붕어를 물고 노오란 동자개 새끼가 한 마리 올라온다.
겨울밤 치고는 너무나도 포근한 밤이다.
간간히 이슬비가 내렸다 그쳤다는 반복하는 가운데 바람 한 점 없는 겨울밤은 고요속에 흘러만 간다.
멀리에 보이는 태안화력발전소만이 불을 밝히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간간히 하늘을 날아다니는 철새들의 무리가 정적을 깨운다.
어쩌다 한 번 올려주는 찌 올림에 7치급의 토종붕어를 한 수 걸어냈을뿐 이렇다할 조과는 보이지를 않고 있다.
그렇게 고요한 겨울밤은 지나가고 있었다.
겨울의 아침은 늦기만 하다.
7시를 넘긴 시간에 여명이 밝아오며 주위는 훤해지기 시작한다.
갓 수로에서 잠시간을 더 있은 후 이원수로의 'ㄱ'자 수로를 향했다.
이곳에는 몇 몇의 조사님들이 밤낚시를 하고 있었다. 포인트를 찾아 내려가면서 내다보니 모두들 살림망을 담궈놓고 있는게 보인다.
비가 그친 이원수로는 고요하기만 하다.
바람마저 자고 있는 이원수로의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수초치기대를 몇대 펴 본다.
간밤부터 낚시를 했는지 아니면 아침 일찌감치 올라왔는지 보트낚시를 즐기는 조사님들도 두어분 보인다.
평균 수심이 1.2m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이원수로의 상류측에 대를 편성하고 미끼를 달아 넣고는 아내가 낚시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잡아준다.
아내가 몇 번의 헛챔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걸었는지 대가 휘는게 보인다.
결국 아내의 손에 끌려나온 녀석은 7치급의 토종붕어였다.
이제는 나보다 훨씬 더 낚시질을 잘 하는것 같아 은근히 경계심이 생기는 아내...ㅎㅎ^&^
그러나 언제나 출조를 떠난다고 하면 군소리 한 번 없이 필요한 것을 챙겨서 함께 떠나주는 아내가 나는 고맙기만 하다.
낚시의 벗이요 동행인이요 오랜 동반자가 아닐까~~
고마운 아내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유난히 짧은 해를 뒤로 하고 다시금 케미컬라이트를 꽂고 밤낚시를 준비한다.
현지에서 노트북을 사용해 회원님들께 잠깐의 인사와 일 몇가지를 처리하고 이내 겨울밤의 고요속으로 들어가본다.
아내와 함께 텐트속에 보일러를 깔고 그 안에서 나란히 앉아 찌를 내려다 보며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좋은 시간...
행복이라는 단어가 이런때 쓰라고 있는 것이지...
간밤에는 새우미끼에서 8치급의 토종붕어가 한 수 올라온 것이 전부였다.
두어번 입질이 있었으나 자리를 지키고 있지를 않아 수초에 걸어 놓은 것을 간신히 찌만 건져내야 했고, 자정을 넘기고서는 불어오는 바람이 어찌나 거세던지 낚시를 할 엄두가 나지를 않아 그만 취침모드로 들어갔다.
간밤에 불던 바람도 새벽부터는 자고 있고 기온도 차갑지가 않기에 낚시를 즐기기 좋은 날씨다.
아침이 밝으며 입질이 활발하다.
주로 6~7치급의 잔챙이들이 지렁이 미끼에 성화다.
내 자리의 상류쪽에서 낚시를 하던 조사님은 아침나절에 새우미끼를 사용하여 턱걸이급의 꽤 근사한 토종붕어를 힘겹게 끌어내고 있는데 내게는 고작 8치급이 최고라니...'뭔가 부족혀~~'
밝아오는 여명...자연에서 만끽하는 저 아름다움이란~~
참숯을 꺼내 불을 피우고 준비해온 망을 놓고는 고구마를 호일에 싸서 올려놓는다.
고구마가 익으며 내는 내음은 어찌나 입맛을 돌게 만드는지...
아내와 함께 군 고구마로 간식을 먹는다.
추운 겨울날 야외에서 이렇게 고구마를 구워먹는 그 맛은 또 얼마나 좋던지...
이래서 겨울이 좋다.
참숯불위에서 맛있게 익어가고 있는 군고구마...
점심때를 넘기며 아가미님과 불끈이님이 합류를 했다.
각자의 자리를 정하고 편성을 끝낸다.
역시 꾼답게 자리를 정함에 신중함이 있고 이후 편성을 하는데도 신중함과 정숙함 그리고 무게가 보인다.
어느덧 편성을 끝낸 아가미님과 불끈이님과 함께 늦은 점심겸 식사를 한다.
피워놓은 참숯불에 목삼겹살을 구워 소주 한 잔과 곁들여 먹는 식사는 맛이 없을 수 없다.
자연에서 먹는 식사와 그 좋은 시간들...
아가미님이 편성을 끝내고 미끼를 꿰어 넣고 있다.
불끈이님과 아가미님이 포인트를 바라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이상...
2부에서 계속됩니다....[여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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