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와자연] 사랑방/화보조행기

[여울목] 우중(雨中) 출조길에 천둥과 번개와 함께....

여울 목 2015. 5. 21. 15:26

오랜만의 출조라는 사실에 깜짝놀란다.

이건 뭐 매장이랍시고 차려놓고는 제대로 편안하게 낚시다운 낚시를 못하고 있으니 그럴법도 하다.

그래 가자~

핑계삼아 원시인 회장님과 함께 당진권을 향하기로 하고 준비를 한다.

새벽부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고 쏟아진 비는 그 양이 꽤 많은데다 불어오는 바람은 예삿 바람이 아니다.

 

식량과 김치를 준비하고...

그러고도 매장을 찾는 손님들 때문에 선뜻 나서지를 못한다.

어차피 가기로 한거....

 

당진 용연지에 도착을 하니 간밤에 쏟아진 비로 흙탕물에 수위는 만수다.

잠시 저수지를 돌며 자리를 찾아보지만 불어오는 바람에 쉽지가 않다.

잠시의 망설임....

(근처에 위치한 신시지 아니면 사관지...대산의 으스믈둠벙 그것도 아니면 어디로 가야 낚시하기에 좋을까....!)

결국 우리는 태안 닷개지 하류권으로 향하기로 하고 차를 돌린다.

ㅎㅎㅎ

태안을 들어서면서 쏟아지기 시작하는 비는 금방 그칠것 같지가 않다.

그래도

바람만 잔다면 낚시하기에는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이기에 은근 기대를 걸면서 닷개지에 도착을 한다.

 

얼마전 이원수로에 새우를 채집하기 위해 갔을때 보니 부들이 벌써 한뼘이상 새순이 돋아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붕어낚시는 적기....

산란도 끝나가고 휴식기가 끝난 붕어들이 왕성한 식욕을 보일때이기에 은근 기대가 더 크기만 하고... 

태안 이원수로에 새순이 돋아나고 있는 부들들....

 

 

천둥과 번개 거기에 바람마저 세차게 불고있는 와중에도 닷개지 상류권으로는 앉을 자리가 없게 조사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참~나....

어느 누구도 못말리는 낚시인들이여~

내리치는 천둥과 번개로

아슬아슬

움찔움찔 거리는 순간 순간이 장난이 아니건만....

낚시도 좋지만 위험만은 피해가며 즐기는게 더 좋지 않을런지~~

닷개민박에서 본 상류권으로 자리한 조사님들의 모습...

 

회장님과 함께 닷개민박에서 식사를 하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기로 한다.

닷개민박 한상철 사장님 부부는 관광중...

잠시 들녘에 머우잎을 뜯고 달래와 씀바귀 그리고 미나리를 뜯어 쌈을 준비하여 혼자계신 할머니와 함께 준비해간 매운탕을 끓이고 삼겹살을 굽는다.

자연에서 나는 자연의 먹거리를 곁들인 식사와 소주 한 잔~!

크~~

술술 넘어간당께~~~

준비된 상차림....

원시인 회장님과 닷개민박 할머니와 함께...

요렇게 삼겹살에 미나리, 씀바귀, 머우잎을 곁들이고 청양초와 마늘을 곁들여 먹는 그 맛!!!

물론 쐬주 한 잔이 빠질 수 없는 시간....

음~

아마도 이 맛에 또 나가고 싶지 않을까~?

 

어느덧 주위는 어둠으로 깔리고 비도 그쳤다.

회장님과 함께 간단하게 준비를 하여 산아래로 내려가 자리를 잡고 대 편성을 해 본다.

준비해간 새우를 미끼로 꿰어 나는 5대를 편성하고 회장님은 3대만을 편성한다.

'너는 두어대만 핀다고 하더니 5대씩이나 피냐~?'

회장님이 내가 5대를 편성하니 던지는 말이다.

'나도 한 두어대 더 펴볼까...'그리고는 2대를 더 편다.

바람도 어느결에 자고 있다.

잠잠한 저수지에 떠있는 케미컬라이트 불빛이 내 마음을 이끈다.

고요하고 조용한 저수지에 떠 있는 케미컬라이트 불빛은 아름답다 못해 황홀하기까지 하다.

 

'오늘밤은 뭔가 좀 될것 같은데요...'

내가 회장님께 던져본다.

그리고

38대의 찌가 조금씩 올라온다.

긴장의 순간!

잠시 더 기다리고 있자니 서서히 올라오던 찌가 멈칫한다.

순간 챔질....

'어이쿠! 힘꽤나 쓰는걸...'

곁에서 뱀장어 릴낚시꾼도 뛰어오고 회장님도 집중을 한다.

 

한참을 씨름끝에 끌려나온 녀석은 방긋 웃는다.

'헛~! 뭐냐 넌~?'

없어도 될 수염이 있네그려...ㅎㅎㅎ

 

나~원 4짜 잉어가 새우미끼를 붕어입질하듯 멋지게 올려주다니....

그래도 오랜만에 찌 올림과 손 맛을 제대로 안겨준 녀석에 감사를 하며 돌려보낸다.

그런데 이 녀석은 쉽게 내빼지를 않고 몇 번인가를 돌며 나왔다 들어갔다를 하다가 멀어진다.

'고마운 거지...?'

(아쉽게 이 녀석의 사진은 담지를 못했다.)

16칸부터 38칸까지 5대를 편성한 모습....

 

이후 피곤한 몸에 소주 한 잔을 했더니 졸음이 엄습을 한다.

졸고 있는데 찌가 올라온다는 회장님의 말에 멀쩡한 대를 챔질....ㅎㅎ

그래도 올라오는 찌를 보고 챔질을 하니 노오란 황동자개가 빠각거린다.

 

자정무렵 올라가 회장님과 오뎅탕을 끓여 소맥을 한 잔씩 하고는 잠시 잠을 청하고...

새벽에 회장님 빙모님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철수를 하여 올라오던 중 내 승용차가 문제를 일으킨다.

20만킬로미터를 타면서 잔 고장도 없었는데 이제 서서히 노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

결국 승용차는 한쪽에 세워두고 회장님 차로 중요한 물건만 옮겨싣고 귀가....

 

잠시의 출조시간이였지만 즐거운 시간이였다.

실로 오랜만에 나선 출조길...

그리 긴 시간 물가에 앉아 있지는 않았지만 잠시라도 잔잔한 물가에 케미컬라이트 불빛을 쳐다본것 만으로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듯 하다.

 

좋은 시간 함께 한 회장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빙모상(聘母喪) 잘 치루세요.

그리고 상심하셨을 형수님과 함께 잠시 여행이라도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서기2011.05.01.  태안 닷개지(신두1호지) 출조를 마치고....

바닥낚시를 즐기는 [여울목]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