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와자연] 사랑방/화보조행기

[여울목] 이원수로의 호황과 걱정스러움이....

여울 목 2015. 5. 15. 18:26

 자정을 넘기고 나니 구름이 걷히고 둥그런 보름달이 휘영청 떠 있다. 간간히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다가도 이내 모습을 드러내는 보름달은 주변을 환하게 비춰주고 있다.


 입질은 없다.

 이시간에도 밤 낚시를 들어오는 차량들이 간간히 지나가고 그리고는 건너편으로 자리를 잡느라 렌턴을 비추고 왔다갔다 한다.

 아마도 이곳을 알고 찾는 이들은 알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 인근의 낚시점에서 안내를 하여 찾는 것 같다.

 날씨가 많이 풀렸다고는 하나 물가에 있으니 한기가 몰려온다. 한기를 달래기 위해 컵라면을 끓여 소주 한 컵과 함께 마시고 나니 한결 따뜻해진다.

 잠시 맑아진 하늘을 보니 별이 총총하다. 내일부터 많은 비가 내리고 꽃샘추위가 있을거라더니 변덕스런 날씨탓에 만월과 별 그리고 어둠이 교차하는 요상스런 날씨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바람은 한 점 없어 고요하기만 하고 물위에 띄워져 있는 찌의 케미컬라이트는 미동도 없다. 더욱이 미끼로 새우를 사용했기 때문에 잔챙이의 입질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간간히 새우의 움직임으로 찌가 물놀이를 하는 것만이 보인다.

 채집망을 걷어본다. 씨알좋은 새우와 알을 통통하게 배어 배가 부른 참붕어 새끼 등이 꽤 많이 들어가 있다. 오늘 사용할 새우는 충분히 잡아 확보를 했기에 모두 돌려보내고 채집망을 걷어 놓는다.

채집망에 들어간 새우와 참붕어들

현지에서 채집한 새우들

 

 2시경 몸을 녹이고자 커피를 한 잔 끓여 마시며 찌를 보니 2.3칸 대의 찌가 많이 올라온듯 하다. 재빠르게 내려가 보니 역시나 찌가 올라와 있는 것이 아닌가 잠시 시선을 고정하고 지켜보자니 이내 찌가 꼼지락거리더니 올라온다.

 순간! 챔질을 하니 무언가 옆으로 짼다. 그리고는 부들에 감는다.

 허탈감!! 그리고는 건져보려고 하지만 역시나 소용이 없다. 아마도 부들에 단단히 감은 모양이다. 잠시 그대로 놔두고 긴장을 한 채로 다른 찌를 응시하다 한참만에 다시금 대를 들어봐도 역시나 마찬가지이다.(아침에 수초치기로 줄을끊고 찌만 건짐...어떤 놈인지는 얼굴을 못봤기에 몽타주를 그릴 수 없어 아쉬움으로 남은.)

 

 새벽녁에 졸음이 엄습을 한다. 3시반경 잠자리에 들고 아침 6시경 일어나니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는 대를 걷어야 하는 시간이다. 금년들어 처음으로 출조한 밤 낚시에서 별다른 조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자연속에서 하루를 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대를 걷으며 철수 준비를 한다.

 대를 걷고 주변 청소를 하고 채집망과 새우망을 털어 그자리에 놓아주고(황소개구리 올챙이는 바로 죽음...) 주변 정리를 한다.


밝아오는 여명

꽤 많이 캔 냉이(먹거리 풍부하고...)

 이원수로 상류로 향한다. 본류에 이이진 상류는 처음 찾아보는데 너무 좋은 그림에 그냥 나오기가 싫어질 정도였다.

 낚시대를 드리운 조사님들도 꽤 많았을뿐더러 보트도 여러대가 띄워져 있었다.

부들과 갈대밭으로 이루어진 상류의 모습

수로넘어로 태안화력발전소의 전경이 보인다.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내리는 비


 본류권과 이어진 곳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곳 저곳에서 고기를 잡아 올리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나는 호기심 반 욕심 반으로 3.9칸 대를 하나 꺼내 자리를 잡고 지렁이를 서너마리 꿰어서는 찌를 담근다.

 수심은 약 90~1m정도 나오고 있고 물색 또한 괜찮은 편이다. 석축으로 쌓여진 가장자리에는 새우치어들이 많이 놀고 있는 것이 보이기도 한다.

 찌를 담근지 채 10분도 안되어 입질이 이어진다. 그러나 잔챙이인듯 방정맞은 입질이다. 다시 자리를 옆으로 옮겨 찌를 담근다. 그러는 사이 옆사람들은 연신 붕어를 건져내고 있다. 보통 씨알이 6~7치쯤 되어 보인다.

 찌가 서서히 올라온다. 순간 챔질 강한 힘이 옆으로 짼다. 힘을 주어 대를 들어올리니 누런 붕어의 모습이 보이고 이내 푸드덕 물속으로 사라진다. 아쉬움~~ 터진것이다.

 다시 준비를 하여 찌를 담그고 또 10여분 이어진 입질에 올라온 놈은 8치의 붕어이다. 갈대밭에서 나와서인지 붕어의 때깔이 검으스름하다.


 붕어는 확인 후 바로 놓아주고 미끼를 다시 꿰어 대를 담궈본다.

 간간히 비가 뿌리고 바람이 많이 불고 있다. 주변의 낚시인들도 대를 거둬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 많은 비와 강풍이 분다고 하더니 그럴모양이다.

 보트꾼들도 밖으로 나오고 있고 꽤 많았던 낚시인들은 이제 몇 남지를 않았다.

 찌가 또다시 꼬물거리더니 올라온다. 이어진 챔질에 이녀석도 옆으로 째는데 힘이 꽤 좋다. 곧 올라온 녀석은 부들밭에서 나와서 그런지 황금빛을 띠고 있다. 이놈도 약 8치정도 되는데 모양도 좋다. 역시 사진 촬영 후 곧바로 방생을 한다.


 약 30여분간의 탐색이였는데 꽤 괜찮은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또한 이곳에는 붕어가 많이 붙어 있는 모습을 직접 확인 할 수 있었기에 다음번 모습을 기대해보게 되었다.

 이곳은 아직까지는 깨끗한 편이다. 그러나 간간히 낚시를 하다가 떠난 자리는 지렁이통과 소주병 등 쓰레기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아직은 농수로 공사 등으로 본격적인 농사를 짓지 않기에 괜찮겠지만 곧 농사를 짓게되면 낚시인의 출입을 제한시키지 않을런지....

 

 ....

 ....

 

 지난해 가을에는 월척급의 붕어들이 꽤 많이 나왔다고들 한다.

 자생하고 있는 새우 등 먹이감이 풍부하기에 조만간 대호만과 같은 조황과 씨알을 보이지 않을까! 그러나 이곳에 베스 등 외래어종의 고기를 푼다면 역시나 지금의 대호만과 같은 꼴이 되겠지....

 또한 수로의 본류는 물론 가지 수로에까지 정치망이 쳐진 모습과 자망(아마도 삼중자망 같다.)되어진 초코그물이 목격되었는데 이런 불법어로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한 자연의 모습그대로 유지하기는 힘들겠지...

 내가 답사를 했던 곳도 군데 군데 고기를 잡지 말자는 푯말이 있었지만 그 푯말이  무색할 정도로 정치망이 많이 쳐진 모습을 볼때 태안군의 행정 또한 조심스럽게 알아볼만 하다고 느낀다.

 

 

이상 태안군 이원면의 이원수로 출조를 마치고....

서기2007.03.04. 바닥낚시를 즐기는 [여울목]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