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와자연] 사랑방/화보조행기

[여울목] 비 눈 그리고 바람을 맞으며 다녀온 닷개지...

여울 목 2015. 5. 15. 18:29

 날씨가 심상치 않다.

 김진박 형님내외분과 이미 약속을 하고 출발을 위한 준비를 서두른다. 밤 낚시를 위한 준비로 파라솔텐트까지 챙기고 나니 오전 11시가 넘는다.

 서해안고속도로 비봉톨게이트를 들어가며 진박형님께 전화를 하니 팔봉터널을 지난다고 한다. 우리는 화성휴게소에서 만나 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 출발하기로 하고 나와 집사람이 먼저 도착하여 잠시 기다리니 형님과 형수님께서 도착하신다.

 몇 개월만에 만나는 터라 반가움에 악수를 나누고 휴게소에 들어가 커피를 한 잔씩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사이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는 것이 아닌가!

 날씨도 참 고약스럽다.

 우리는 화성휴게소를 출발하여 서해대교를 넘는사이 빗줄기는 점점 더 커지더니 제대로 쏟아지는 것이 아닌가! 낚시는 틀렸나보다 생각을 하며 닷개지 형님께 전화를 걸어보니 그곳에는 비가 오지를 않는다고 한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서해대교를 건너고 있다.

 

 서산톨게이트를 벗어나 태안에 이르니 비가 그친다 그러나 바람은 보통이 아니다. 원북농협 하나로마트에 들려 필요한 물건을 사고 닷개지에 이르니 저수지는 바다와 같이 파도가 장난이 아니다. 한쪽에 보트3개가 부는 바람과 파도로 인해 낚시도 못하고 피난해 있는 것이 보인다.

 닷개지 한상철 형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나는 채집망 2개를 꺼내 담가놓고, 짐들을 내려 놓고는 이원수로를 향한다.

 불어오는 바람에 혹시나 하면서 이원수로에 도착을 하니 서너팀이 낚시를 하고 있다. 정말 그들이야말로 강적이 아닐 수 없다.

 나와 진박형님은 낚시대를 꺼내 자리를 잡아본다. 그러나 불어오는 바람이 어찌나 대단하던지 구멍을 찾아 찌를 세우기가 힘들다. 간신히 대를 드리우고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찌를 응시하고 있노라니 불어오는 바람에 한기가 몰려든다.


변덕스러운 날씨의 이원수로

 

 갑자기 하늘이 시커머지는가 싶더니 눈이 내린다. 아니 눈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바람에 날려 마치 눈보라와 같다. 아마도 낚시는 틀린 모양이다.

 우리는 대를 걷어 철수하면서 간자미회에 소주나 한 잔씩 하기로 하고 원북면에 나가 간자미를 찾으니 없단다. 하는수 없이 태안시장으로 향했다.

 1마리에 8천원씩 하는 간자미를 2마리 회뜨고 형수님께서 쭈꾸미가 먹고 싶다하여 쭈꾸미와 미역, 상추를 사가지고 닷개지로 향한다.

 부는 바람은 쉽게 잘것 같지가 않다. 우리는 핑계낌에 일찌감치 저녁을 먹기로 하고 준비를 한다. 쭈꾸미를 살짝 데치고 간자미회와 두 집에서 준비해간 음식들로 저녁상을 차리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강원도 정선 구절리 은사님께서 주신 황기주를 겉들이니 그야말로 시선이 부럽지 않다. 닷개지 한상철 형님과 형수님 그리고 할머니까지 모두 모여서 음식을 먹으며 그동안 밀린 얘기를 나누며 시간이 가는줄 모른다.

 방이 어찌나 뜨거운지 마치 찜질방같다. 아침을 챙겨먹고 나와 진박형님은 이원수로를 향하고 형수님과 아내는 나물을 캔다.

 간밤에 얼마나 추웠는지 땅이 얼었고 고인 물이 얼었다. 이원수로에 이르니 부는 바람을 맞으며 밤 낚시를 한 열열조사님들이 계시다. 참으로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추운 날씨탓에 조황은 좋지가 않았다.


 햇살이 비추고 바람은 어제와 별반 다를게 없을 정도로 불어대고 있다. 이왕 이곳까지 온것 우리는 대를 드리우고 입질을 기다려본다. 그러나 오늘도 역시나 입질은 없다.

 휴일을 맞아 낚시인들이 들어온다. 이런 날씨속에서도 낚시를 하겠다고 이곳을 찾는걸 보면 그들도 대단한 조사님들이다.

 한시간이 넘도록 몇 곳을 옮겨가며 입질을 기다려 보지만 역시나 붕어들이 우리를 버린다. 우리는 대를 걷어 철수를 하면서 이원수로의 이곳 저곳을 탐색해 보았다.

 가지 수로에는 몇 몇 조사님들이 낚시를 하고 있는데 조황은 역시나 시원찮다. 꽤 많은 곳을 돌면서 탐색을 해 보았으나 모두 같은 상황이다.

 다음을 기약하는 수 밖에....

 

 닷개지로 돌아온 우리는 늦은 점심을 먹고 달래와 냉이를 캐러 밭으로 나갔다. 자연에서 자란 달래는 맛이 참 좋다.  고기와 함께 쌈을 싸서 먹으니 그 맛이 더욱 일품이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길이였다. 그러나 어디 출조길에 좋은 날만 있을 수 있겠는가! 오늘 같이 굿은 날도 있는 법이고 그 덕에 좋은 곳에서 많은 얘기들을 나누며 우정을 쌓으니 그 역시 좋은것이 아닌가!

 우리는 다음주에 다시 찾기로 하고 돌아서는데 따사로운 햇살이 등 뒤를 비춰주며 길을 열어준다.

 

 오랜만에 뵌 김진박 형님 그간의 병 치료로 인해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이 안되어 보인다. 역시 병수발에 고생이 많으신 형수님도 마찬가지이고...그래도 많이 좋아지신 모습에서는 강인함과 굳은 의지가 엿보인다.

 형님! 힘내시고요...형수님도 마찬가지예요....

 

 

서기이천칠년삼월십일일  바닥낚시를 즐기는 [여울목]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