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5일 어린이날이자 연휴의 시작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야생화를 화분에 옮겨심고 분갈이를 하고는 4시반 닷개지를 향해 길을 떠난다.
이번 출조길에는 정해진 조우(釣友) 없이 아내와 단 둘이 떠나본다. 닷개지에 여정을 풀고 낮에 바다물때를 보아 갯바위 출조를 겸하고자 오랜만에 바다 낚시대까지 챙겨 떠나는 것이다.
닷개지에 도착을 하니 시간은 6시반을 넘기고 있다. 이미 어둠은 걷히고 저수지에는 꽤 많은 조사님들이 대를 담그고 낚시에 열중하고 있다.
자리를 잡고 대를 펴고 있는데 상류에서 뭔가를 걸었는지 시끄럽고 난리다. 나도 호기심에 잠시 고개를 빼고 쳐다보니 대의 휨새로 보아 대물급이나 잉어같아 보였다. 그 조사님은 한참을 실랑이 끝에 끌어내는데 80Cm는 넘어보이는 잉어였다.
아침시간임에 이곳 저곳에서 붕어를 끌어내는 소리. 민박집 밑에서는 대를 차고 나갔다며 시끌시끌하더니 급기야 한상철(닷개민박) 형님께서 걸루를 타고 들어가 대를 꺼내주기까지 한다.
닷개지는 배수가 한참중에 있다. 본격적인 농사철을 맞아 배수가 한참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상류측으로는 수심이 40~60Cm정도로 낮다. 그나마도 이번주를 고비로 상류측에서는 낚시를 할 수 없을 듯 하다.
[여울목]의 대편성 모습
대를 펴고 나니 한상철 형님이 와서는 구례포해수욕장으로 전어와 숭어를 떼러 가자고 하신다. 갑자기 왠 뜬금없는 전어와 숭어냐고 물으니 그곳에 사는 아시는 형님이 그물을 쳐 놓았는데 떼다 주지는 못하니 떼다가 먹으라고 했단다.
어차피 바다낚시를 해서 우럭이라도 건져 아내와 회를 먹어볼까 했던차 잘되었기에 구례포해수욕장을 향해본다.
9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물은 한창 쓰고 있었다. 백사장까지 자동차를 몰고 그물을 쳐놓은 곳까지 가서 물이 빠지길 기다려 그물에 걸린 숭어와 전어 그리고 학꽁치를 뗀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회를 떠서는 소주와 함게 한 잔 걸친다.
기분이란~~!
백사장에 쳐 놓은 그물에 걸린 숭어와 전어 그리고 학꽁치
저녁이 다 되어서야 시원형님 부부가 도착을 했다. 신두2호지로 향하려던 발길을 돌려 닷개지로 들어선 것이다. 물론 그러는데는 닷개지에서 붕어가 잘 나오고 있었기에 합류를 하고 텐트를 치고 대를 편다.
그러는 사이 나는 뜰채로 미끼로 사용할 새우를 잡고 낮에 준비해 놓은 회와 상추 쑥갓 그리고 매운탕을 준비해서 차린다.
숭어회 그리고 전어회
숭어회를 뜨고 남은 머리와 등뼈로 끓인 매운탕
밤에는 입질이 거의 없다. 배수로 인해 수심이 낮고 저수지의 변화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하여 입질이 없는 것 같다. 물론 전적으로 그렇다고 단정 할 수는 없지만 오랜 경험으로 비춰볼때 그렇다는 것이다. 저수지가 다시금 안정이 되기전까지는 조황이 들쑥날쑥하겠지....
상류쪽으로는 잉어가 많이 붙어서 철푸덕 거린다. 찌 바로 옆에서 몸을 뒤집는 놈들부터 부들속에서 튀는 놈들까지 저수지를 온통 흔들어 놓고 다닌다.
낮에는 입질이 좋다. 떡밥 낚시에도 월척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시원형님과 형수 그리고 아내까지 모두들 낚시에 열중이다.
시원형수님은 낚시를 많이 따라다녔어도 낚시를 하기는 처음이란다. 그런데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던가!
첫 낚시에 첫수로 건져올린 녀석은 8치급의 토종붕어이다.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시원형수님의 첫낚시에서 건져낸 8치급 토종붕어를 들고...
좋아하는 것도 잠시 결국 시원형수님은 일을 내고 말았다. 첫 수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 또 잡았다고 소리지르며 대를 잡은 두 손을 머리위로 곧추세우며 끌어내고 있는데 옆에서 보는 나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1.6의 짧은 대에서 31Cm급의 월척을 걸어낸 것이다. 시원형님은 30년 낚시에 스윙대에서는 월척을 못걸었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는 웃을 수 밖에....
노오란 빛갈의 월척 토종붕어(위)와 월척을 들고 좋아하는 시원형님 부부
배수가 이루어지면서 부들밭쪽으로 붕어들이 몰려들은 모양이다. 7치부터 월척까지 꽤 많은 붕어들이 이곳에서 나오고 있다.
부들의 끝자리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아내도 챔질에 잉어를 걸었다. 그러나 얼굴과 꼬리만 보았을뿐 놓치고 말았다. 다이치 감성돔 4호 바늘이 펴져서 잉어를 떨군것이다. 곁에서 지켜본 시원형수님과 아내의 그 아쉬워하는 모습이란....
아내의 투척하는 모습
닷개지의 5월초 봄볕은 그렇게 낚시인의 얼굴과 마음을 태우며 저물어간다.
좋은 사람들과의 조우 그리고 그곳에서 영글어 가는 우정과 추억들.... 그러한 것들이 좋기에 늘상 중독된 사람마냥 나는 낚시 가방을 메고 물가를 찾는지 모르겠다.
자연이 좋고 그곳에 좋은 사람들과 벗하니 더욱 좋은 곳!
대를 걷고 챙기며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겁지만은 않음은 내일 아니 모레 또 다시 찾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겠지....
출조 중 소식이 궁금한 진박형님께서는 연신 전화를 걸어 조황을 물어보신다. 가족들과 포항에 내려가 있으면서도 이곳의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출조 중 여유로운 시간을 갖은 시원형님 부부
시원형님의 모습 시원형수님과 아내
닷개민박 한상철형님과 닷개지를 붉게 물들이는 석양
노오란 빛깔의 7치급 토종붕어의 모습
출조의 끝마무리는 그랬듯이 시원형님의 특허 국수다. 멸치 국물과 함께 특유의 육수 역시나 출조의 장을 장식하는 시간에는 꼭 갖춰야 하는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나 혼자서 3인분을 뚝딱 해치울 정도니 두말하면 잔소리지....
다음 출조는 어디가 될지 모른다. 그렇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또 다시 떠나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고 있다.
서기 이천칠년오월칠일 바닥낚시를 즐기는 [여울목]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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