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마지막주~
나는 다시 닷개지를 향해본다.
지난주의 미련이 아직 남았는 모양이다. 또 다시 닷개지를 찾는것을 보면 말이다.
태안을 지나 원북에 이르는 도로변의 보리밭은 벌써 누렇게 보리가 익어가고 있었다.
이원수로에 들려 새우망을 건져가지고 닷개지 제방에 도착하니 시간은 벌써 9시에 가깝고 주위는 어두워졌다. 무너미쪽으로 가보니 벌써 두명의 조사님들이 자리를 펴고 앉았는데 릴까지 펴놓아 더 이상 앉을 자리가 없다. 할 수 없이 제방을 따라 나오다보니 수문에 가까운곳에 그런대로 괜찮아 보이는 자리가 있다.
낚시대 하나를 꺼내 수심을 체크해 보니 약 1.3m 정도의 아주 좋을 정도의 수심이다. 부지런히 자리를 확보하고 텐트를 치고 2.0칸부터 3.0칸까지 7대의 편성을 끝내고 캐미컬라이트를 꽂고 새우미끼를 달아 넣고나니 시간은 10시를 넘기고 있다.
잠시 커피 한 잔을 끓여 마시고 있는데 2.0대의 찌가 깜박이는가 싶더니 이내 올라오는것이 아닌가! 기다림과 순간의 챔질 그리고 이어지는 붕어의 물살가르는 소리는 캄캄한 밤에 들려주는 템포빠른 팝과도 같이 들려온다.
제방위에서 내려쳤기에 붕어를 살살 다뤄가며 끌어올리니 8치급의 토종붕어가 꿈뻑인다.
'반가워~'
편성을 끝낸 모습이다.
새우를 미끼로 사용하기 위해 바늘에 꿴 모습이다.
캐미컬라이트 불빛만이 반짝인다.
새우미끼에 올라온 8치급의 토종붕어를 들고...
무언가 감이 좋다.
다시금 새우를 달아 던져넣고는 입질을 기다려본다. 간간히 캐미컬라이트 불빛이 깜박이지만 이후 이렇다 할 입질은 보이지를 않는다.
모기들이 달려들어 모기향을 피우고 밤이 깊어가면서 기온이 떨어지니 모기들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제는 졸음과의 싸움이다. 졸음을 쫒고자 번데기 1캔을 데워 소주 한 잔을 마셔본다. 그리고는 다시 입질을 기다려 보지만 역시나 캐미컬라이트를 꽂아놓은 찌는 미동도 없다.
새벽 4시를 넘기고 나니 주변이 훤해져온다.
어디선가 닭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나는 미끼를 싱싱한 새우로 다시 갈아 넣고는 새벽 낚시를 시작해본다.
역시나 미끼가 싱싱해서인지 아니면 먹이 활동이 활발해져서인지 토종붕어들이 잘 올라와준다. 6시 가깝게 되니 벌써 눈부신 해가 솟아오른다.
물안개 피어오르고 있는 닷개지의 새벽녘~
낮에 사용하기 위한 옥수수 미끼를 꿰고....
너무나 이쁜 모습의 9치급 토종붕어
6시를 넘기고 시원형님이 도착을 했다. 그리고는 옆에다 자리를 잡고 대를 편다.
잠시 아침 낚시를 하고는 늦은 아침을 준비해서 먹으며 술 한잔을 기울여본다. 그러는 사이 주말을 맞아 많은 낚시인들이 들어오고 있다.
배수기에 딱히 낚시를 즐기기 어려운 상황에 이만큼 조황이 좋은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더우기 제방에 앉아서 편하게 낚시를 즐기며 씨알 좋은 토종붕어 얼굴을 보기란 여간해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낮 낚시에 옥수수를 물고 올라온 2치급의 토종붕애...
목삼겹살을 굽고 있다.
현장에서 채취한 미나리와 씀바귀 그리고 취나물과 함께 쌈을 준비하고...
이렇게 좋은 녀석들만 나오는군...
아내도 8치급의 토종붕어를 건져올리고...
너무도 예쁜모습의 닷개지 토종붕어를 들고....
밤하늘의 별들이 유난히도 반짝인다.
맑은 공기로 인해 도시에서는 도저히 보기 드문 별들의 잔치를 보는듯 하다.
어디선가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모항쪽에서 폭죽이 하늘로 쏘아올려져 터지고 있다. 아마도 바다의 날을 맞아 행사를 하고 있는듯 폭죽이 터지고 사람들의 시끄러운 소리들이 들려온다.
밤 10시를 갖 넘긴 시간!
시원형님은 새벽에 낚시를 하겠다고 하고는 텐트에 들어가 자고 있다. 잠시 찌를 보고 있는데 역시나 2.1칸 대에서 입질이 들고 챔질과 함께 올라온 녀석은 턱걸이급의 토종붕어이다.
그리고는 시간은 자정을 넘기고 있는데 캐미컬라이트를 꽂은 찌들은 미동도 하지를 않는다.
잠이 쏟아진다. 나는 텐트로 들어가 눈을 붙치고 아내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한참 잠을 잔 느낌인데 아내가 부른다.
얼른 일어나 텐트밖으로 나가니 아내가 대물급의 토종붕어를 한 마리 걸어서는 끌어낸것이 아닌가!
'이런! 또 일 냈군~'
잡은 붕어를 놓고 자를 대보니 35cm급의 토종붕어가 아닌가~
새벽 1시50분경 새우미끼를 물고 올라온 35cm급의 토종붕어
그리고는 또 다시 찌는 말뚝이다.
새벽녁이 되어서야 8치급 1수 외 9치급 2수의 토종붕어를 끌어내는데 그쳤다.
역시나 닷개지는 실망을 시키지 않는다. 요즘같이 낚시 여건이 좋지않은 상황에서도 이렇게 좋은 조황을 보이고 있는 것을 보면 닷개지의 자원이 얼마나 풍부한지 알 수 있다.
9치급의 토종붕어를 들고있는 옆지기....
배수기 닷개지는 제방권에서의 낚시가 괜찮은 편이다.
수심 1.4m권 정도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밤이면 배수중인 수문을 닫아 놓기에 낚시를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다.
다른 곳에서 낚시를 하다가 이곳을 찾은 조사님들이 꽤 여럿이 있어 얘기를 하는것에 따르면 대 부분의 저수지에서 낚시가 잘 안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장마가 시작되면 닷개지의 상류권에도 꽤 씨알좋은 토종붕어들이 많이 붙을 것으로 보는데....
서기2008.05.25. 배수기 닷개지 제방에서 출조를 마치고....
바닥낚시를 즐기는 [여울목]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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