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편안한 답사길에 오른다.
아내와 함께 몇 가지를 준비하여 서산에 도착하니 벌써 점심때다.
간단히 일을 보고는 대산의 환성3리 소류지를 찾아 떠난다. 미리 준비해간 지도를 가지고 환성3리 소류지에 도착하니 커다란 간판이 앞을 막는다.
이런~
'덕적수리계 소류지(양어장)'
그러나 분위기 만은 너무나 좋기만 하다.
간혹 가물치가 먹이 활동을 하는지 뛰는 소리가 들려온다.
소류지 전경
Mother Nature(Featuring Little Trees) - Christian Wunderlich
구경이나 하기위해 제방을 타고 오는데 제방 중간 뽕나무에 오디가 보인다.
아내와 나는 차를 세우고 우동그릇을 꺼내 오디를 따기 시작했다. 굵은 씨알의 오디를 따서 입에 넣으니 달콤한 것이 어찌나 맛나던지 손으로 따니 손에는 금새 오디로 인해 물이 든다.
우산을 하나 꺼내 펴서는 뒤집어 놓고 뽕나무를 흔들어 댄다. 잘 익은 오디들이 떨어져 우산에 고이고 우리는 그것들을 골라 담는데 저수지를 관리하시는 분이 다가온다.
이곳은 사유지라고 한다. 양어장으로 가물치와 빠가사리를 기른다고 하는데 자연부화하여 자연에서 관리만 하고 기른다고 하는것이다.
잘 익은 오디들....
오디 따는중...
잠시동안 딴 오디가 2그릇씩~~
오디를 딴것으로 만족하고 소류지를 나와 오지리 소류지를 향한다.
대산읍을 지나면서 삼겹살과 함께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여 오지리를 향했다. 오지리는 생각보다 찾기가 쉬웠다. 그런데 소류지를 찾는순간 또 다시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이곳은 들리는 얘기로 대물붕어가 가끔씩 나온다고 들었는데 막상 도착을 하여 보니 상황은 영 아닌듯~~
소류지는 바닥이 보일듯 말라 있었는데 그 중에도 양수기를 돌려 물을 빼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전역에 연이 자라고 있고 가장자리로는 낚시인들의 낚시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지렁이 통을 비롯하여 채집망 그리고 빠지지 않는 라면봉투 등이 지저분하게 널려 있었다.
'역시나 낚시를 즐기기 전에 청소를 하는 방법부터 배워야 한다니께.....'
저수지 전역에 깔린 수련...간혹 꽃을 피웠는데 만개하면 볼만할것 같다.
시간은 벌써 오후 5시를 넘기고 있다.
이제는 빨리 자리를 잡고 저녁과 밤 낚시를 준비할 시간이다. 그런데 왠지 생각과는 달리 마음은 한 없이 편안하기만 하다.
태안방면으로 향하면서 고남저수지(성연지)를 지나는데 낚시인들이 꽤 많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평일임에도 이렇게 많은 낚시인들이 자리를 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반증하고 있는 것인지...!
어려운 경제 현실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생활과 사회.... 이러한 모든 것들로 하여금 떠나고 싶은 마음에 이곳의 물가에 앉아 세월을 낚는것은 아닌지....
팔봉수로를 지나고 도내수로를 지나면서 서산권을 버리고 태안을 향한다.
태안 삭선리 해창교 주변 수로에 다다르니 청태가 많이 끼어있다. 중간 보가 위치한 곳에는 수심도 좀 나오는것 같으나 낚시를 할 여건은 못된다.
그리고 풍겨오는 분뇨냄새는 낚시를 즐기려는 마음을 반감시킨다. 최 하류로 내려가니 바다와 인접한 수문이다. 그러나 이곳은 지도와는 다르게 물이 없고 갈대로 무성하며 수문 주변에만 한 뼘 정도의 얕은 물에 숭어새끼들만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아내와 나는 다시 청산리수로를 향한다.
청산리수로는 태안군 원북면으로 들어가는 길의 풍천교가 위치한 수로이며, 초 봄에는 이곳에서 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의 모습이 간간히 목격되기도 하여 오늘 답사차 찾아본다.
청산리 수로의 중간에 이르니 보가 위치해 있고 근처로 우렁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두어명 보인다. 잠시 자동차를 세우고 보로 내려가 보니 부들과 바닥 그리고 보의 시멘트면에 우렁이 많이 붙어 있는게 보인다.
수심은 보통 60~70cm정도로 보이는데 바닥에 청태가 끼고 매케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아마도 보로 막혀 있다 보니 바닥이 썩고 있는듯 하다. 역시나 대를 담궈 볼 생각도 못하고 돌아 나온다.
풍천삼거리 수퍼에 들려 라면 몇 봉을 사고 물 한 통을 길면서 사장님께 주변의 낚시터에 대해서 물어본다. 연세가 지긋하신 사장님은 친절하고도 자세하게 주변의 낚시터에 대해서 얘기를 해준다.
풍천교 상류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1km 정도를 가면 보가 있고 이곳에서는 늘 낚시인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다는 얘기와 함께 동해리 등 얘기를 해주신다.
나는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초코파이 2,000원 어치를 더 사가지고 나온다.
시간은 벌써 7시를 넘기고 이름모를 저수지에 도착하여 자리를 잡는다.
그런대로 괜찮아 보이는 부들근처의 자리에 편성을 끝내고 늦은 저녁을 먹는다. 아내가 강원도 친구에게서 얻어온 곰취나물에 삼겹살을 구워 소주 한 잔을 들이키며 오늘의 답사를 머릿속에 정리해본다.
그동안 가 보고 싶었으나 시간상 아니면 모임상 들려보지를 못한 곳이라 나름의 기대가 컷건만 결국 자그마한 실망으로 돌아온 답사길... 그러나 누군가 관리를 하지 않으면 쓰레기로 (물론 낚시인들이 버리는 쓰레기이다.) 더렵혀져 저수지는 물론 자연마저도 훼손되어 훗날 더러워진 모습으로 후손에 물려주겠지....
1.6칸부터 3.2칸까지 10대를 편성하고...
달빛이 훤한데도 캐미컬라이트 불빛이 더 밝은 까닭은~!
2.4칸대의 평균 수심은 약90~1.2m 정도에 이르는것 같다.
저녁을 먹고 새우 채집을 하기 전에 옥수수를 사용하였으나 입질이 없다. 이후 새우를 채집하여 미끼를 새우로 갈고 기다리는 시간....
새벽이 되어서야 입질이 들어 챔질에 올라온 녀석은 5치급의 발갱이다.
이론~
새벽 5시경 확실한 붕어의 입질에 기다려 끌어낸 녀석은 7치급의 토종붕어다. 그래도 기다림 끝에 얻은 녀석은 이쁘기만한 토종붕어 이기에 기분은 한결 가벼워진다. 그러나 더 이상의 토종 붕어와의 상면은 없다.
날씨가 꾸물거리고 빗방울이 비친다. 일기예보를 들어보니 오늘 저녁부터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온다고 한다.
아침을 먹기도 전에 대를 걷어 철수 준비를 한다. 물론 다음 목적지를 향해서 출발을 서두르려는 것이다.
안면도를 향한다.
태안 남면의 달산리에 위치한 소류지를 찾아가는길에 길을 잃어 돌아나와서는 그창 당암2호지를 향해본다.
지도와 안내길을 따라 찾는길을 두번씩이나 되짚어 겨우 겨우 당암2호지를 찾았다. 그런데 허탈하게도 저수지앞에 '당암리수리계원 공동소유 양식장'이라는 푯말이 떡허니 서서 우리를 반기는 것이 아닌가~!
저수지를 돌아보니 캐미봉다리도 있는 것이 얼마전까지만 해도 낚시를 한 흔적들이 이곳 저곳에 있었다. 나는 인근의 농가를 찾아 주인께 저수지에서 낚시 유무를 물으니 낚시를 할 수 없다고 한다. 낚시를 한 흔적이 있다고 얘기를 하니 관리인 몰래 하는 모양인데 관리인이 알면 창피를 당한다고 하는 것이다.
할 수 없지~~~
당암2호지 전경
안면도로 향한다. 서울 인천에서는 비가 내린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의 날씨는 너무 좋기만 하다.
안면대교를 건너 창기저수지에 도착하니 이곳은 별천지 같은 느낌이다. 창기저수지 역시 배수로 인하여 물이 많이 빠진 상태이다. 제방 석축면에는 낚시인들이 남긴 흔적들이 이곳 저곳에 널려있다.
석축의 돌을 꺼내 자리를 만들고 예외 없이 쓰레기를 버리고 간 것들이 못난 낚시꾼들의 소행이다.
창기저수지 아래 미포양수장과 이어진 미포수로는 너무나 좋은 여건을 갖춘곳이다. 이곳도 군데 군데 낚시인들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창기저수지 전경(제방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안면읍을 지나 승어지를 찾아본다.
승언2호지는 저수지 전역에 잘 발달된 수초대는 좋으나 읍내를 끼고 있어 그런지 수질이 그리 썩 좋지가 않다. 나는 다시 승언1호지에 들려보니 이곳도 역시나 지저분하기 그지없다. 결국 낚시를 할 생각도 못하고 그저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하며 여행을 즐기기로 한다.
1호지에서 내려와 승언6리 바닷가에 이르니 수문앞 골짜기에 숭어가 많이 노닐고 있는 것이 보인다. 아마도 들물때이기에 숭어들이 몰려들고 있는 모양이다.
나는 낚시가방에서 은성 파워와인드 2.0칸 향어대를 하나 꺼내 민물채비 그대로 훌치기에 도전해 본다. 기존 대물채비인 에이스 2.5호 목줄에 다이치 감성돔 6호 바늘에 파공 2호 목줄로 묶은 외바늘 채비 그대로를 가지고 수문으로 내려간다.
몇 번의 헛 챔질 끝에 숭어 한 마리를 걸었다. 민물 민대에 전해오는 짜릿하면서도 강렬한 숭어의 힘은 대단했다. 그야말로 이번 여행에서 느껴보지 못한 손 맛을 제대로 느끼는 순간이다.
약간의 씨름끝에 수문위로 들어올린 녀석을 떼어놓고 또 다시 도전해본다.
이번에는 약1킬로그램은 될 녀석을 한 마리 걸었다. 그 힘은 조금전에 끌어낸 녀석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쎈 녀석이다. 이리끌고 저리끌기를 한참을 한 끝에 겨우 제압하고 수문위로 건져올린 녀석~!
이렇게 낚시여행의 여정을 끝내는가....
민물 민낚싯대에 걸은 숭어
끌어낸 숭어를 들고....
갯망둥어(짱뚱어)들...(요녀석들 맛이 끝내주는데... 아쉬움이 남넹~~)
여정을 끝내며 돌아오는 길....
무언가 허전한것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러나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많은 비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다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그래도 아쉬워~~~
올라오는 길에 음암지에 잠시 들려본다.
낚시를 즐기고 있는 몇 분을 만나서 얘기도 나눠보고 조황도 살펴보았으나 역시 신통치가 않다.
허기야 갈수기에 어디간들 다 그렇지 않을까....
음암지도 물이 많이 빠져 있어 괜찮은 포인트는 모두 들어나 있다.
물이 빠지자 좀 더 깊은 곳으로 이동을 하고 있는 말조개....
잠시 지켜보는데 잠시간에도 꽤 많은 거리를 이동하고 있었다. 어떻게 그리 이동을 할 수 있는지 관찰대상이다.
이번 답사중 꽤 많은 것들을 새롭게 느끼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자연에 무관심 했는지를 느끼는 계기가 되었고, 그로 하여금 낚시인들이 이곳 저곳에서 환대를 받지는 못한다는 사실에서 또한 새로운 각오를 갖게 되었다.
한 소류지 관리인의 얘기에 따르면 시에서 저수지를 임대해주고 관리토록 했다가 그것을 몇 년전에 재 임대를 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낚시인들이 저수지를 찾아 낚시도 하고 돌아가는 길에 농산물을 사가지고 가기 때문에 지역민들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취지와는 다르게 낚시인들이 농산물을 사가지고 가는 예는 극히 드물고 버리고 가는 쓰레기가 많기에 골치가 아프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우리 낚시인들이 새삼 느끼고 반성하여 새롭게 태어나야 할 까닭이 아닐런지....
이번 답사길에 딴 오디를 가지고 오디주를 담궈보았다.
1박2일의 시간동안 답사겸 여행에 함께 해준 아내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나름의 좋은 시간이였는데 당신은 어땠는지~?
서기2008.06.16. 충남 서산권 및 태안권 답사를 마치고....
바닥낚시를 즐기는 [여울목] 씀.
'[낚시와자연] 사랑방 > 화보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울목] 제천 청풍 무암계곡 소류지를 둘러보고... (0) | 2015.05.20 |
---|---|
[여울목] 제천 아남저수지를 다녀와서... (0) | 2015.05.20 |
[여울목] 태안 닷개지에는 뭔가 있다~? (0) | 2015.05.20 |
[여울목] 배수기 닷개지 하류 제방권을 다시 찾았다. (0) | 2015.05.20 |
[여울목] 배수기 닷개지 제방권 출조를 마치고... (0) | 2015.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