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와자연] 사랑방/화보조행기

[여울목] 태안 닷개지에서 잠시 휴가 중....

여울 목 2015. 5. 20. 20:37

 하기 휴가를 맞아 가족이 피서를 겸한 휴가길에 올랐다.

 일정은 닷개지에서 2박의 낚시를 하고 이후 서해안 태안권의 해수욕장에서 피서를 즐기거나 여의치가 않으면 계곡을 찾아 가는 3박4일의 일정이다.

 집을 나서는데 비가 내린다.

 많은 비는 아니라지만 휴가길 떠나는 사람들한테는 그리 반갑지 않은 비 인것이다.

 당진을 지나면서 비는 그치고 있다.

 닷개지에 먼저 들어가 있는 시원형님과 블랙커피님의 소식에 의하면 날씨만 흐렸지 비는 내리지 않는다고 한다.

서산을 들어서면서 하늘을 시커멓게 뒤덮고 있는 구름이 곧 비를 뿌릴것만 같다.

 

 

 닷개지에 도착을 하니 비가 내리기는 커녕 맑은 하늘과 무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몇 몇의 낚시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지만 상류쪽으로는 마름과 부들이 자리하고 있다 보니 자리를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자 내가 앉을 자리가 넉넉하기에 서두르지 않느다.

 우리는 닷개민박 형수님께 상추를 얻고 준비해간 삼겹살을 꺼내 삼겹살을 굽고는 점심을 겸한 식사와 함께 오랜만에 출조지에서 함께하는 블랙커피님과 소주잔을 기울여본다.

 블랙커피님은 이미 옆지기님께서 월척을 하였다고 하기에 계측자를 가지고 계측을 해 본 결과 33cm급의 월척이 아닌가~

옆지기님이 옥수수미끼로 낚은 33cm급의 토종붕어 월척을 들고 포즈를 취한 블랙커피님

 

 시원형님은 상류에 잡아놓은 붕어가 월척을 포함하여 모두 죽는 바람에 자리를 옮겼다고 하여 함께 하지를 못한다. 다만, 다음날 합류를 하겠다는 소식만을 접하고 나는 자리를 잡는다.

 유난히도 많이 자라난 마름과 부들을 걷어내고 1.0칸부터 2.5칸까지 7대의 편성을 위한 자리를 만드는데 어찌나 덥고 땀이 비오듯 하는지...

 그래도 한 참을 걸려 자리를 만들고 대를 펴고나니 더 이상의 걱정이 없는듯 하다.

편성을 끝낸 모습이다.

 

 잠시 이원수로를 향해본다.

 그동안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 찾은 이원수로는 여전했다.

 수로에는 꽤 많은 물이 차 있었고 바닥에는 숭어새끼들부터 잔챙이 붕어들이 떼를지어 노닐고 있다. 중간 중간에 낚시를 한 흔적들이 있으나 당시에는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없다 보니 조황을 확인 할 길은 없었다.

이원수로에서 곰섬쪽을 바라보고 촬영한 사진이다.

 

 밤 낚시를 위한 준비를 한다.

 갑자기 불어난 물로 인하여 새우를 채집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옥수수만을 가지고 밤 낚시를 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캐미컬라이트를 꽂고 옥수수를 서너알씩 꿰어 던져넣고는 입질을 기다려본다.

빛나는 케미컬라이트 불빛이 아름답기만 하다.

 

 이렇게 자연으로 들어온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포근함과 편안함 그리고 무엇보다 안정됨이 제일로 좋다. 내 자신이 자연을 찾는 목적이 여기에 있음을 늘 느끼게끔 해주는 그 보이지 않는 매력이 느껴진다.

 멀리서 들려오는 황소개구리의 울음소리와 물새소리... 무수히 많은 별들로 화려하게 반짝이던 하늘은 오늘따라 흐린탓에 간간히 별빛을 보여주고 이내 구름속으로 사라진다.

 

 

 어제는 일찌감치 밤 낚시를 포기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오후에 대를 펴기위한 작업이 있은 후 붕어들이 먹이 활동을 위해 들어오려면 약간의 시간은 있어야 하겠기에 밤 낚시를 일찌감치 접게되었고, 또한 그동안 편안함으로 익숙해져 있던 몸이 갑작스런 변화로 인하여 리듬을 타지 못한 탓이였는지 밀려드는 피로로 인하여 자정도 안된 시간에 꿈속으로 들었으니 말이다.

 

 간밤에 닷개민박 한상철 형님으로부터 붕바닥이라는데서 낚시를 왔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는데 리암님이 보인다.

 얼마만에 만나는 벗들인가...

 아내와 함께 인사를 나누고 리암님이 영통붕어님을 비롯하여 함께 출조를 온 조우님들을 소개해주신다.

 어젯밤에 알았더라면 함께 소주라도 한 잔씩 하면서 잠시의 이야기로 미련을 삭이련만 이 먼곳까지 찾아준 리암님을 비롯한 조우님들께 미안함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만큼 미련도 남는것~

 커피 한 잔이라도 타 주고 싶은 마음에 잠시 함께 하고는 기념사진 촬영을 끝으로 올라가는 조우님들을 배웅한다.

붕바닥 조우님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영통붕어님의 글에서 사진만 퍼왔습니다.)

 

 조금 있자니 블랙커피님과 옆지기님께서 올라가기 위해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아내는 철수하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고, 아침식사도 못하고 올라가는 블랙커피님을 배웅하고는 나도 아침을 준비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낚시를 시작해본다. 햇살이 비추기 시작하자 입질이 들기 시작하는데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붕어의 씨알은 평균 5~7치급으로 때깔이 참 이쁜녀석들로만 올라온다.

7치급의 토종붕어를 들고...

깨끗하면서도 이쁜 4치급의 닷개지 토종붕어이다. (기념촬영 후 곧 바로 고향앞으로...)

 

 11시를 막 넘긴 시간에 결국 아내가 또 한번의 일을 내고 말았다.

 보기 좋은 월척 토종붕어를 낚은 것이다. 그 자리는 요 몇 일간 계속해서 월척이 올라오고 있는 자리였는데 결국 아내에게까지 월척의 기쁨을 안겨준 것이다.

토종붕어 월척을 낚아내고...

계측을 해보니 32.5cm급의 때깔좋은 토종붕어 월척이다.

닷개지 토종붕어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보고 또 봐도 아름답기만 한 토종붕어... 너를 기다리며 오늘도 시간의 숫자를 세며 흘려보내고 있는데...

 

 

 한 낮의 뜨거운 햇볕을 피해 아내와 아들과 함께 시내로 나선다.

 잠시 시내를 한 바퀴 돌아 냉면집을 찾아서는 냉면 한 사발을 먹으며 더위를 식혀본다. 그리고는 신두리해수욕장을 향해본다.

 신두리해수욕장에 들어서니 왜지모를 썰렁함이 우리를 맞는다. 지난 기름유출사고의 후유증(?) 이랄까?

 예년같았으면 해수욕장에는 많은 인파로 인하여 시끌벅적했을 터인데 그 넓은 백사장에는 사람 몇 명만이 자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애처롭게 느껴진다.

 상점들도 개점휴업을 하고 있거나, 아예 장기 임대로 내놓은 곳도 많이 눈에 띈다. 기름유출 사고가 참 많은 사람들의 생업에 지장을 주고 커다란 피해를 가져왔다는 점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어떠한 혜택으로 인하여 찾았던 사람들도 막상 이곳에서 피서를 즐기려고 생각하니 그게 아닌 모양이다.

 지역을 살려보자고 입으로 떠들지만 정작 몸은 움직이지를 않는 것이다. 지역사람들의 고생은 또 어떠할것인가는 불 보듯 뻔 할터인데....

텅 빈 신두리해수욕장의 풍경이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욱 걱정인 지역민들의 속 사정은 누가 알아줄 것인가...

 

 

 햇살이 따가운데도 붕어들의 입질은 활발하기만 하다.

 찌를 끝까지 올려주기도 하고 끝내 찌를 벌러덩 눞혀버리는 녀석들까지....

8치급의 노오란 토종붕어의 모습이다.

 

 

 밤 낚시에는 입질을 보기가 힘들다.

 밤 낚시를 포기하고 일찌감치 잠 자리에 들고 새벽에 일어나 낚시를 해 본다.

 1.6칸 대에서 미약한 입질이 있는가 싶더니 이내 찌가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오랜 기다림끝에 올려주는 찌올림인 것이다.

 기다리고 기다린 후 챔질.... 꽤 만만치 않은 힘을 자랑한다.

 건져내니 말풀을 감은채 올라온 녀석은 9치급의 토종붕어이다.

새벽을 맞고 있다.

말풀을 감은채로 올라온 9치급의 토종붕어

 

 그리고는 한동안 입질이 없다. 날은 이미 훤하게 밝아왔다.

 아내의 부름에 달려가니 '이런~ 뭐 이런 일이 있노~~' 아내가 대를 건져내면서 황소개구리를 걸은 것이다.

 휴가중에 잠시 찾은 닷개지는 여전히 호조황을 보이고 있다. 물론 조황의 기복이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닷개지가 물이 빠졌다 갑자기 내린비로 인하여 만수위를 유지하고 있는지가 불과 10일에 지나지 않고 있음에 상류쪽으로는 대물들의 움직임이 이제부터인 상황임을 감안하면 조만간 꽤 호조황을 보이지 않을까~?

황소개구리를 걸은 아내의 모습....

 

 

 제천 백운의 덕동계곡을 향하기로 결정하고 뜨거워지기 전에 대를 걷어 철수를 준비한다.

 닷개민박 형수님께서 챙겨주신 김치를 가지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을 향해 출발을 서두른다.

 

 

 서기이천팔년칠월이십팔일  닷개지에서 휴가 중 출조를 마치고....

 바닥낚시를 즐기는 [여울목]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