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와자연] 사랑방/화보조행기

[여울목] 신안 안좌도 및 팔금도 출조여행을 마치고...4

여울 목 2015. 5. 21. 11:08

어제왔던 청년이 다시금 다가온다.

우리는 그와 잠시 얘기를 나누면서 낚시인으로서 미안함을 금할길이 없었다.

내용은 이렇다.

이 청년은 이곳 수로를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낚시인들이 들어와서는 그물을 쳐서 고기를 잡고, 떡밥으로 오염을 시키는가 하면, 농업용으로 사용을 하는 전기를 도전하여 사용하는 등 피해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부득이 떡밥을 사용하는 낚시꾼에게는 낚시를 하지 못하게 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곁에 있는 전주를 가리키는데 바라보니 계량기가 없다. 도전을 하는 바람에 한전에서 떼어 갔다고 한다. 수로에도 그물을 묶어놓았던 말뚝이라며 가리킨다. 그리고 그 뚝에는 그물을 걷어 놓은게 보이는데 모두 그 청년이 걷어낸 것이라고 한다.

휴~~

이 조용한 섬까지 와서 이런 수모를 겪어야만 하는 것인지...

진정 낚시인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가는 곳마다 버려진 낚시인들의 쓰레기들...훼손되는 자연은 물론이고 농촌의 시설물들까지...

참으로 낚시인 답지 않은 행동들이 아닐 수 없다.

 

 

형수님이 한 마리를 걸었다.

대를 들어올리는게 꽤 묵직해 보인다.

역시나 9치를 넘기는 깨끗한 토종붕어이다.

이곳의 붕어들은 한결같이 깨끗하고 이쁘기만 한게 맘에든다.

우리는 마을 청년과 헤어지며 우리의 쓰레기는 깨끗하게 정리를 하여 되 가져오며 맘이 아련해지는 것을 느낀다.

순수한 섬 사람들...

그들의 가슴에 남겨진 상처의 일부는 분명 낚시인들이 만들어 준 것이기에 말이다.

 

팔금도 섬의 작은 숲에 빨갛게 익은 저 멍개가 내 가슴속의 아픔같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점심때를 넘기며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이제 낚시여행의 여정을 정리 할 시간이 된 것이다.

당초 일정은 이곳에서 도초도로 이동을 하여 몇 일을 더 있을 예정이였으나 일기가 좋지를 않아 더 이상 머문다는게 의미가 없을 듯하여 철수를 하기로 결정을 한다.

고산선착장에서 5시반에 목포를 향해 출발하는 페리를 타기로 하고 민박의 짐을 정리한다.

그리고 팔금도 농협 하나로마트에 들려 드링크제를 한 박스 사가지고 파출소에 들려 전날 방전된 배터리 충전을 해 준 고마움을 표했다.

섬초와 소금을 좀 사가지고 나가려고 안좌도 농협까지 가 봤으나 없다.

이렇게 아까울데가...

나오는 길...

조금 남은 시간이 아깝기 그지없다.

잠시 아내와 함께 월척을 끌어낸 수로에 들려 대를 담궈본다.

꾼이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러다 배가 뜨지 않는다고 하는건 아닌지 이런 걱정을 하고 있는 사이 찌가 솟아오르는게 아닌가~

순간 대를 들어올리니 묵직한 손 맛을 전해주는 녀석...

끌어내니 9치급의 토종붕어가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누자고 올라온다.

ㅎㅎㅎ

짜식....'그래~ 고맙다.'

 

고산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는 사이 바람은 더욱 거세지기만 하고...

그래도 배는 들어온단다.

배를 타기위해 줄을 선 차량들 사이에 나도 함께 끼어있다.

몇 일간의 섬 낚시 여행...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였지만 그런대로 즐거운 시간이였던건 사실이다.

 

멀리서 파도속으로 페리가 들어오는게 보인다.

저 페리가 접안을 하고 우리가 승선을 하면 팔금도도 안녕~

 

팔금도를 뒤로 하고

잠시 페리의 객실에서 눈을 부쳤는데 어느덧 1시간이 흘러 목포항 그리고 유달산의 야경이 저 멀리로 눈에 들어온다.

멋진 목포항의 야경과 유달산의 야경이 어우러져 카메라를 가져다 대지 않을 수 없다.

한 번 출조를 위해 꽤 많은 고민을 하게되는 섬 출조...

이번 출조길에는 아름다운 추억들과 멋진 모습들을 가슴 가득 간직하고 돌아온것 같아 기억에 오래남을 것 같다.

반면 낚시인으로서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하게 만든 출조길이기도 하다.

 

2009년을 보내며...

또한 2010년을 맞으며 보낸 섬 출조 여행길...

함께 해주신 원시인 회장님과 형수님 그리고 아내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불어오는 바람과 눈보라 속에서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서기2010.01.05.  신안 안좌도 및 팔금도 출조여행을 마치고....

바닥낚시를 즐기는 [여울목]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