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3월30일.
월말에 분기말을 맞는 날이다. 그런데 웬 날씨가 이리도 사나운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악천후다.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주말 오후부터는 날이 갠다고 하니 계획을 세워봐야되지 않을까? 굿은 날씨속에 나는 태안 송현지로 답사겸 출조를 떠나보려고 계획을 잡아본다. 한동안 들어가 보지 못했던 탓에 궁금하기도 했거니와 제작년에 약37센티키터에 달아하는 토종붕어을 손에 들어본 탓에 은근히 기대를 하며 긴장을 하게된다.
이런 저런 생각과 계획을 하고 있는데 인천 김진박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내일 계획이 어떻게 되냐고 물으신다. 나는 태안 송현지로의 계획을 잡았다고 얘기를 하고는 내일 다시 통화키로 하고 전화를 끊는다.
비가 그쳤다.
오후까지 내린다던 비가 일찌감치 그친것이다. 출조는 오전중 천천히 출발하려고 늦장을 부리고 있는데 김진박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송현지는 베스가 많아서 낚시하기 그러니 중왕리수로로 들어가자고 한다.
오전11시20분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를 들어서니 추량들이 줄을 서 있다. 비 갠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나들이를 가는지 고속도로는 많은 차량들로 밀리고 있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발안을 벗어나면서 고속도로는 풀려 제 속도를 내고 달릴 수 있다.
당진IC를 나와 본전낚시에 이르러 필요한 것들을 간단히 준비를 하며 남방원 사장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진박형님께서 오시기를 기다린다. 얼마 후 도착한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간단히 인사를 나눈다.
중왕리수로에 도착하니 이미 꽤 많은 조사님들이 대를 펴고 있다. 빠르긴....
바람이 조금씩 부는 날씨는 그리 썩 좋지는 않다. 다만 밤에는 바람이 잘 거라는 오래된 경험으로 자리를 정하고 채집망을 던져 밤 낚시에 사용할 새우를 채취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밤 낚시를 위한 자리를 확보하고는 점심을 먹기위해 바람막이겸 파라솔텐트를 친다.
늦은 점심식사와 가시오가피주로 입가심을 하며 모여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사이 출조를 나온 조사님들의 숫자가 점점 불어나기만 한다.
수심은 평균80~1m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도 계속된 비로 인해 수위가 10Cm가량 불어난 것 같아 다행스럽기까지 하다.
1.2 1대를 비롯해 2.4까지 오랜만에 십칠팔년된 밉지않은 로얄그라스대를 한 대 포함하여 7대를 펼쳐 대편성을 마친다.
낮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채집망에는 한 두마리의 새우와 참붕어가 들어가고 있어 밤 낚시를 하는데 별 무리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 중왕리 수로 또한 황소개구리가 많다. 채집망에는 예외없이 건져낼때마다 황소개구리 올챙이가 두세마리씩 들어가 있다.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소주를 한 잔씩 하고는 자리에 돌아가 대를 걷어 캐미컬라이트를 갈아 끼운다. 낮에 불어오던 바람은 자고 잔잔한 날씨가 밤 낚시를 즐기기에는 더 없이 좋아보이기만 하다.
곁에서 낚시를 하는 진박형님은 지렁이로 잔챙이 붕어를 몇 수 건져내고 있다. 그러나 밤이 깊어가면서 지렁이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듯 챔질의 시간이 점점 길어져만 가고 있다. 결국 밤9시가 넘어서면서 진박형님 내외분은 중왕리초입의 모텔로 잠을 자러 나간다.
조금은 한가로운 기분으로 자리에 앉아본다. 미끼를 새우로 갈아 던져놓은 대를 살펴보며 중왕리수로가 오늘밤 어떠한 모습으로 다가올지 잠시 그려본다.
멀리있는 마을에서 개 울음소리가 간간히 들려오고 자정을 넘기며 물위에 떠있는 캐미컬라이트는 미동도 하지를 않고 삼월의 마지막날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간다.
잠깐 졸았나보다. 아내가 깨우는 바람에 졸음에서 깬 나는 잠시 차로 올라가 눈을 부쳐본다. ㅎㅎㅎ 역시 잠에는 장사가 없는법이지....
새벽4시를 넘겨 일어난 나는 낚시를 하던 자리로 향한다. 밤 공기는 그리 차갑지가 않다 또한 수로의 수온도 그리 차지를 않다.
일곱개의 캐미컬라이트는 조금의 변화도 없이 그 자리에 그렇게 불을 밝히고 있다. 나는 하나 하나씩 낚시대를 걷어서 새우를 갈아끼우고 다시금 대를 투척하여 자리를 잡아놓는다.
잠시 대를 드리우는 사이 캐미컬라이트 하나가 보이지를 않는다. 잠시 더듬어 찾아본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찾아보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캐미컬라이트가 서서히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는가 싶더니 계속해서 쉬지 않고 올리는 것이 아닌가!
일순! 잠시의 틈을 타는가 싶더니 찌가 멈추고 약간의 떨림이 보이는 순간 챔질로 이어진다. 휙~ 옆으로 째는 놈은 뗏장수초대로 파고든다. 조심 조심하여 놈을 제압아고 끌어내니 뗏장수초줄기와 함께 걸려나온 놈은 7치의 토종붕어다.
자고 있는 아내를 불러 사진을 한 장 찍어본다.
이내 새우를 다시 꿰어 대를 담그고 일곱개의 캐미컬라이트를 지켜보지만 멀리 민가에서 들려오는 닭울음소리가 들려올때까지 찌는 미동도 하지를 않는다.
여섯시를 넘기며 주위는 어스름 밝아오고 있다. 그런데 조금전부터 2.3칸대에서 꼬물거리던 찌가 올라오는것이 아닌가! 숨쉬기 두어번 그리고 대에 손을 가져다 대며 찌를 응시한 눈에서 조금더 조금더를 외치기 몇 번 찌는 이미 몸통부위까지 올라오고 있다.
이어지는 챔질에 바닥으로 파고드는 놈은 쉽게 얼굴을 보이려하지 않는듯 하다. 조심스럽게 놈을 제압하고 건져내니 이번에 올라온 붕어도 7치반정도되는 토종붕어이다.
아침6시20분경 새우미끼를 물고 올라온 토종붕어
7시를 넘기며 진박형님께서 도착을 하신다. 입질은 활발하다. 새우미끼에는 씨알좋은 놈들이 올라온다. 반면 지렁이 미끼에는 잔챙이의 성화에 못이겨 여러대를 펼수가 없을 정도다.
8치급의 토종붕어를 잡아든 진박형님
새우미끼 밤낚시에는 간간히 동자개(빠가사리)가 올라오고 날이 밝아오자 구구리가 올라와 성가시게 만든다. 그러나 새우미끼와 참붕어 미끼를 사용할때는 잔챙이의 성화가 없고 찌올림이 좋기에 더욱 낚시를 즐기는 멋이 있다.
날이 뿌옅다. 황사주위보가 내렸다고 하더니 차량의 본닛과 천정에는 뿌옇게 황토가 쌓여 손으로 그으니 자욱이 남는다.
아침 일찍이 한 무리의 팀이 시조회를 왔는지 시끌시끌하다. 우리는 12시를 넘기며 대를 걷고 철수 준비를 한다.
고들빼기와 달래를 캐러나간 안식구들을 기다리며 철수준비를 마치고 주변 정리를 한다. 자욱하가 밀려든 황사에 더이상 낚시를 하라고 해도 힘들정도이다.
이곳이 낚시 금지구역이 맞는지 아님 형식인지 모를 경고판
새우미끼에 올라온 때깔좋은 토종붕어들
새우를 물고 올라온 구구리
중왕리수로의 물색은 좋다. 더우기 이번 계속된 비로인해 수위도 불어났으며 상류쪽으로는 산란을 위해 붕어들이 붙어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마도 2주 정도는 조황이 괜찮을듯 싶다. 낮 낚시에는 지렁이에도 6치급의 붕어가 입질을 보이고 있으며 밤에는 새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단, 동자개와 구구리의 입질은 피하지 못할듯 싶다.
새우는 채집망을 사용하면 낚시에 사용할 정도의 미끼는 충분히 확보를 할 수 있기에 무난하리라 본다.
이번주에도 함께 해주신 김진박 형님과 형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뼈해장국 잘 먹고 왔습니다.....
서기이천칠년사월일일 중왕리수로 출조를 마치고... 바닥낚시를 즐기는 [여울목]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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