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을 맞아 아버님 묘(墓)소를 찾아 손질을 하고 늦은 점심을 먹은 후 닷개지를 향해 출발을 한다.
오후 4시반에 수원집을 출발하여 닷개지에 도착을 하기까지 도로가 밀리지 않아 1시간반만인 6시가 조금넘어 도착을 할 수 있었다.
닷개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를 펴고 있었고 상류쪽에는 몇몇 보트꾼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상류측 부들숲에 자리를 잡고 부지런히 대를편다.
1.6 2.0 2.1 2.3 2.7까지 5대를 펴고나니 벌써 해가 떨어져 캐미컬라이트를 꽂아야 했다.
채집망을 담궈놓고 준비를 마친 후 자동차로 올라가 아내와 함께 저녁을 먹는다.
자연이라고는 하지만 편하지도 않은 자리에서 제대로 준비된 식단도 아닌 식사를 하는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괜시리 아내한테 미안한 생각이 든다.
저녁을 먹으며 소주 한잔을 하고 몸을 녹이기 위해 따뜻한 커피를 끓여 아내와 한잔씩 마신다.
밤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하다.
수원에서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던 별들이 마치 내게로 쏟아질것만 같은 착각을 같게 할 정도로 많다.
밤낚시를 위한 2박의 여정으로 나선 길이기에 두툼하게 준비하고 대를 펴 놓은 자리로 내려간다.
내가 자리한 곳의 지형상으로 파라솔텐트를 칠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파라솔과 겨울점퍼에만 의지한채 밤낚시를 해야한다.
채집망을 건져보니 미끼로 쓸 정도의 새우는 보이지를 않는다. 나는 뜰채를 가지고 흩어서 새우를 잡아보니 그래도 꽤 쓸만한 놈들이 간간이 들어온다.
하룻밤 미끼로 쓸만큼의 충분한 양을 잡아 자리로 돌아와서는 미끼를 달아 넣는다.
쏟아지는 별들을 바라보며 어둠의 저편에서 들려오는 물오리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으며 찌를 응시한다.
무념무상(無念無想)은 아니지만 잠시의 시간들을 그렇게 아무런 생각없이 눈으로 찌을 응시하고 귀로는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시간이 흐른다.
밤이 깊어가고 김진박형님으로부터 궁금한 소식을 묻는 전화가 걸려오고 붕어는 얼굴도 보지를 못했다고 함에도 내일 무조건 오겠다고 하시신다. 그리고 몬나니(박화웅)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와서는 새벽4새경 출발하여 아침 6시경이면 도착을 할거라는 소식을 전해듣는다.
하룻밤을 지네우는 동안 입질이 없다. 1시경 들어가 잠시 눈을 부치고 4시반에 일어나 미끼를 갈고 새벽낚시를 해 보지만 찌는 미동도 하지를 않는다.
5시가 넘으니 어둠은 걷히기 시작하고 6시를 넘기자 꾼들이 많이들 들어오고 있다. 조금 후 몬나니 형님이 도착을 하여 잠시 인사를 나누고 내 옆의 자리에 대를 편다.
어제밤 어두워서 펴지를 못했던 자리에 3.0과 3.6 두대를 펴고 부들밭사이에 수초치기로 3.0과 3.6대를 펴본다. 이러고 있는사이 2.3칸 대에서 찌가 벌러덩 누워있는게 아닌가!
챔질을 해 보지만 새우미끼도 없는 빈바늘만이 올라온다. 괜시리 얼굴도 보지를 못한 붕어가 야속해진다. 새우미끼에 장찌를 끝까지 올려놓다못해 벌러덩 ?또脊沮? 놓았는데 못잡다니....
새벽에 도착을 하여 대를펴고 있는 몬나니(박화웅)님
시간은 8시를 넘기고 저수지에는 바람이 불어온다. 씻어온 쌀로 밥을 짓고 꽁치캔을 따서 김치를 넣으 끓인 찌게로 아침을 먹는다. 시간은 어느덧 10시를 넘기고 우리는 수초치기대를 몇대씩만 가지고 이원수로로 넘어간다.
이원수로에 도착을 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하고 있다. 자리를 정하고 대를 펴니 잔챙이 입질이 성화다.
거의 2년만에 출조를 나온 몬나니 형이 한 수를 걸어낸다. 이어서 잔챙이의 릴레이라도 하듯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6치가 못되는 붕어를 잡아든 몬나니님
불어오지 않던 바람이 오후로 접어들면서 거세지기 시작한다. 마파람을 피해 건너편으로 자리를 잡고 나니 진박형님 내외분께서 도착을 하신다.
점심을 못드시고 오셨다고 하여 밥을 조금 준비하고 사오신 삼겹살을 구워 소주 한 잔을 기울이고는 잠시의 찌보기를 더 해본다.
항암제 투약이 끝났다는 진박형님은 얼굴이 더 나빠보인다. 그래도 집에 있는것보다 밖에 나가면 더 좋다고 하시는 형님과 형수님을 보며 마음이 한결 위안이 되는걸 어찌하리....
닷개지 민박집에 도착하여 저녁을 지어먹는다. 1년반만에 함께 조우한 몬나니 형님과 술잔을 기울이며 밀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신두2호지(섭벌지)에서 구구리(신종호) 형님과 갈바람(김남선) 형님이 도착을 하여 함께 소주잔을 기울여본다.
역시 갈바람 형님은 못본지 2년도 넘었는데 오랜만에 물가에서 만나니 더욱 반갑기만 하다. 그러나 밤낚시 준비를 위해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난다.
닷개지에서 바라본 일몰
다시금 캐미를 꽂고 새우로 미끼를 달아 투척을 한다. 오늘밤은 이쁜 토종붕어들이 얼굴인사라도 하겠지라는 기대를 앉고 말이다.
대를 펴지 않으신 진박형님께서 궁금하신지 와서는 한참을 나와 얘기 나누도 먼저 자리를 뜨신다. 찌를 보고 있는지 두어시간 오늘도 찌는 미동도 하지를 않는다.
어제와는 달리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기만 하다. 급기야 몬나니 형이 철수하여 새벽에 입질을 보러 오자고 한다.
너무 뜨거워 잠을 제대로 자지를 못하고 뒤척이다 4시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못나가겠다는 몬나니 형을 뒤로하고 대를 펴놓은 곳으로 와서 새우 미끼를 확인하며 다시금 달아 던져넣는다.
밤을 새웠음에도 새우들은 그대로 살아서 꿈틀거린다. 붕어란 놈들이 들어오지를 않은 모양이다. 그러니 이 좋은 먹이감들이 있음에도 건드리지를 않았지....
이곳은 옥수수에도 간간히 좋은 입질고 씨알좋은 놈들이 올라왔는데 이번 출조길에 옥수수를 사용해 보았지만 역시 건드리지를 않는다.
아직까지 수온은 차갑다. 그러나 잔챙이들이 산란을 하고 있는지 이곳 저곳에서 푸덕거린다. 아마도 큰 놈들은 다음주부터 산란에 들어가지 않을까 조심스런 낙관을 해본다.
이틀을 닷개지에서 대를 드리웠지만 잔챙이 얼굴만을 만났고 좀처럼 씨알좋은 놈들은 볼 수가 없었다. 주변의 다른 조사님들도 7~8치급으로 낱마리씩 했을뿐 월척급은 없었다.
아침을 먹고 이원수로애 도착하여 8치가 조금 못되는 붕어를 한수 낚었다. 그리고는 이곳도 시조회를 나온 버스와 바지장화를 싣고 수로 중앙에 들어가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조기에 철수를 한다.
이곳에서 밤낚시를 한 사람들은 바닥권에서 월척을 기록하고 모두가 20여수의 씨알좋은 붕어를 낚았다. 그들의 마무리를 보고난 우리는 다음에 이곳에서 밤낚시를 해 보기로 하고, 몬나니 형은 일찌감치 서울로 올라가고 진박형님 내외분과 우리 부부는 송현지로 향한다.
작년에는 회사일이 바빠 단 한차례의 닷개지 출조로 마감을 했고, 송현지가 궁금하여 금년에도 몇차례 들어오려고 했으나 지나쳤는데 오늘 찾아보게 된것이다.
송현지에 도착을 하니 대형버스 2대와 민박앞에 가득한 사람들이 먼저 띤다. 그들은 시조회를 마치고 점심을 먹고 시상식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잠시 기록표를 보니 1등에 33.7센티미터의 월척이 나온 기록이 있다. 그들은 어제밤에 도착을 했다고 하는데 새벽녁에 주로 잡았다고 한다.
송현지를 한 바퀴 돌아보며 낚시인의 살림망을 살펴보니 모두들 붕어와 블루길로 가득하다. 어느결에 그렇게 많이 퍼졌는지 불루길이 판을치고 있는 느낌이다.
송현민박 건너편의 모습이 보인다.
송현지지에서 풍성한 나물로 점심을 먹고 형수님과 우리는 고들빼기를 캔다. 송현지 곳곳에 널려있는 고들빼기는 캐기도 좋고 뿌리도 실하다.
이곳은 4월말경부터는 취나물이 많이 자라서 먹거리를 더욱 풍족하게 만드는 곳이다. 아직 시기가 이르다보니 고들빼기만을 캐고는 올라온다.
송현지를 나오면서 산에 피어난 진달래꽃이 너무 아름답기에 한컷 찍어본다.
송현지를 나와 수롱지를 돌아보던 길에 너무도 잘 자라난 마늘밭이 있어 잠시 차를 멈추고 한컷 담아본다. 좋은 일조건 때문인지 마늘이 꽤 자라있다. 진하게 풍겨오는 마늘향기가 좋기만 하다.(나도 이곳에서 살까봐~)
저녁에 도착한 우리부부는 신두2호지에서 뜯은 돌미나리와 송현지의 고들빼기 그리고 닷개지의 달래와 적상추로 목삼겹을 구워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저녁을 먹어본다.
늘 봄이였으면 좋겠다는 마눌과 함께 살고 있는 나는 곧 자연이다. 그러한 마눌의 모습이 싫지 않으니 말이다.....
오늘 캐온 고들빼기로 김치를 담궜으니 조금 있으면 맛있는 고들빼기 김치를 먹을 수 있겠지.....
서기이천칠년사월구일 닷개지 출조후... 바닥낚시를 즐기는 [여울목]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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